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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누구를 위한 세션일까요? | - 팬덤이 환호하는 굿즈 기획 및 제작의 노하우가 필요하신 분
- 굿즈를 포함, 고객경험 설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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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예상할 수 있나요? | - 칠성사이다 70주년 기념 굿즈, BTS와의 콜라보레이션 굿즈가 특별했던 이유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습니다.
- 비슷비슷한 굿즈가 아닌 팬덤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이끌어 내는 굿즈 기획의 노하우를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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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희 디렉터님이 월간 <디자인>의 수석 기자로 계실때 특집 기사로 진행한 <BTS의 디자이너들>는 제가 첫번째 포럼을 진행을 결심하게 한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
월간 <디자인>에서 이렇게 특집 기사로 다룰 정도의 BTS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까요.
또한 유일하게 2019년 첫번째 포럼에 이어 2회에도 스피커로 모시는 분입니다.
“철학과 디자인을 같이 공부했어요”
김영미 :
2019 <BTS 인사이트 포럼> 에 이어 올해의 포럼에도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저는 오상희기자님이란 호칭이 더 익숙해요. 그간 변화가 있으셨어요.
오상희 :
월간 디자인을 지난 해 말까지 하고 나와서 인터넷 매체로 옮겼어요.
매체의 변화를 더 늦기 전에 경험해보고 싶어서요.
그러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공간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고민하다가 독립하게 된거죠.
지금은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공간 기획, 브랜딩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영미 :
저는 디렉터님이 대학에서 철학과 디자인을 함께 전공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였어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철학은 성적에 맞춘것도 있고,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어요. 아버지가 TV 프로듀서였는데 철학을 전공하셨거든요.
‘인문학’에 대한 가치나 중요성을 이해하셨던 것 같아요. 저 역시 모든 학문의 근본이 되는 철학에 대한 관심이 없지 않았고요.
아버지가 거기에 힘을 실어주신 셈이에요.
그럼에도 디자인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학창 시절부터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예체능 계열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망설였던 것 같아요.
결국은 디자인에 대한 배움의 욕심이 끝까지 남더라고요. 아마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욕구(?)같은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기로 결심했는데, 그때 배우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아요.
졸업 후 초반에는 오히려 ‘왜 전혀 다른 학문 두 가지를 배웠는지’에 대해 설명하는게 스트레스일 때도 있었는데(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결과적으로 보면 두 학문 모두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회와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는 즐거움
김영미 :
월간 <디자인>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저는 왜 궁금한 걸까요? ㅎㅎ
오상희 :
피처 기자로 계속 일하면서 매거진 에디터로서 활동했어요.
(피처는 매거진의 뷰티, 패션 분야를 제외한 컬처나 라이프스타일, 리빙, 인터뷰 등 글을 위주로 기사를 만드는 분야에요)
사실 전공을 두 개 하면서 사회에 좀 늦게 나왔는데, 그때도 제가 뭘 해야할지 계속 몰랐어요.ㅎㅎ
다만 제가 좋아하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호불호는 있었던 것 같고요.
매거진 쪽은 우연히 추천을 받아 일하게 되었고, 워낙 잡지 읽는 걸 좋아했고, 뷰티나 패션에도 워낙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그 나이의 사람들이 다 대부분 그렇듯ㅎ) 재미있었어요.
막내 일부터 차근차근 올라왔어요. 처음에는 근무 환경이(아시겠지만) 열악했지만 희안하게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뷰티, 패션을 다 경험하면서 저는 피처가 맞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고요.
그러다 너무 힘들어 단행본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다시 매거진 쪽으로 돌아왔죠.

김영미 :
월간 <디자인>에서 디자인 전문 기자로 공간, 건축,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커버 하셨는데요.
다루셔야 하는 분야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매월 기획 및 취재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기사로 만들어 낸다는게
결코 쉽지 않았을거 같아요.
오상희 :
여러 잡지에서 일하면서 해당 잡지가 가진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특히나 월간 <디자인>은 종합 디자인 전문 매거진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써왔던 글의 형식이나 취재에 대한 접근도 많이 달랐어요.
월간 <디자인>의 경우는 취재의 깊이가 매우 깊어야 하고, 전문지이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렵거나 복잡하게 설명하면 안되고요.
그 간극을 좁히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다른 잡지의 피처성 기사는 기자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생각이 좀 더 가미가 된다면 월간 <디자인>은 그것보다는 좀 더 객관화된 관점에서 대상이나 아이템을 바라보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취재와 조사, 분석을 통해 정해진 분량 안에 인사이트를 담는 건 더욱 쉽지 않죠.
글이 길거나 어렵다고 결코 가치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5줄짜리 기사를 써도 조사하는 과정과 취재 분량이나 과정은 비슷해요.
그만큼 기사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야 하고요.
매달 하던 일이고 10년 이상 하던 일이지만 늘 쉽지 않아요. 매번 다른 아이템을 다루니까요.ㅎㅎ
김영미 :
그런 쉽지 않은 작업을 지속하게 했던 힘은 무엇이였나요?
오상희 :
‘마감’과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잘 견디는 사람들이 매거진 에디터를 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희열이나 즐거움을 그런 것에서 느끼는 거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회나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는 데에도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을 느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뭔가 ‘표현’하고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한 희열을 즐기는 사람인 것 같아요.
매번 같은 일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걸 찾는 성향도 있고요(보면 저보다 호기심이 100배는 왕성한 기자들이 많긴 하지만요).
사실 이런 성향을 두고 동료들하고는 ‘변태같다’고 자조하기도 했어요.
마감은 정말 매달 하면서도 매달 두렵고 힘들거든요.ㅎㅎ
BTS의 디자이너들
김영미 :
2019년에 특집 기사로 진행했었던 <BTS의 디자이너들>은 아미(ARMY)들에게는 큰 자랑이였습니다.
아티스트의 진화와 아이덴티티의 견고함이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국내의 대표적인 디자인 전문지에서 주목하고 특별히 다뤄주었기 때문이였죠.


오상희 :
저도 아미이므로 BTS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었죠.
2019년에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앨범이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Best Recording Package)'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을 보고 사실은 작은 이슈 기사로 다루려고 했어요.
그러다 제가 보는 뮤직비디오, BTS의 패션, 앨범의 패키지 등 시각적으로 BTS가 구현하는 모든 것을 소개하는 기사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편집장님하고 얘기하게 됐고요.
실제로 하이브(당시 빅히트)가 BTS의 브랜딩이나 패키지 등을 진행하면서 실력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많이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 주제를 다룰 수 있는 매체로 월간 <디자인>만한 매체도 없다고 생각했죠. 시의적절한 선택이었죠.ㅎㅎ
참여하고 공유하는 팬덤 문화
김영미 :
디렉터님과 이번 포럼에서 함께 나눌 테마는 <호감, 공감, 영감으로 발전하는 팬덤 굿즈> 인데요.
요즘 팬덤이란 키워드가 무척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글로벌 팬덤인 ARMY가 증명해온 결집력과 실행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디렉터님이 생각하는 이 시대 팬덤의 의미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흔히 말하는 스타의 팬덤이나 브랜드의 팬덤이 저는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스타의 팬덤은 훨씬 결집력이 높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BTS와 ARMY인거죠.
이 시대의 팬덤은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과는 다른 것 같아요.
쌍방향 혹은 자체적인 문화를 생성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그들만의 문화’를 만드는 거죠.
여기에 참여하고 공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아요.

김영미 :
주목하셨던 공간이나 아티스트들이 점점 팬을 가지게 되고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셨을 텐데요.
그중 가장 인상적인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나 브랜드는 누구,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아티스트는 당연히 BTS이고요.
BTS는 시작부터가 미디어의 힘보다는 ARMY와의 소통의 힘으로 성장한 그룹이니까요.
단순 팬덤과는 다른 지점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브랜드로는 ‘나이티’나 ‘코카콜라’ 같은 히스토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금의 시대에 맞게, (흔히 말하는 힙하고 트렌디하게) 해석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아요.
특히 나이키의 경우는 마니아들한테 절대적인 권한과 혜택을 주거든요.
우리 멤버로 끌어들이는 개념이죠.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고요.
호감을 얻고 공감을 배가하는 팬덤 굿즈
김영미 :
팬덤에게 굿즈는 상징 의미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2019년 6월 1일 웸블리 스태디움에서 BTS의 공연을 본 후 다음날 오전에 런던 시내의 뮤지움을 다녔을때,
BTS의 크고 작은 굿즈를 몸에 지닌 ARMY들을 발견하고는 반가움에 서로가 씽긋! 웃음을 보냈었는데요.
사실 그날의 런던은 ARMY들이 이른바 아름답게 점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어요. 혹시 디렉터님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오상희 :
그 정도로 대대적이고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제가 에코백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에코백을 보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많이 보여요(그냥 저절로 관찰하게 됩니다).
행사 혹은 이벤트 혹은 브랜드 제품 구입 등 여러 이슈로 에코백을 사거나 받게 되는데, 그 작은 요소에서도 취향과 선호도가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김영미 :
솔직히 저는 굿즈를 거의 사지 않습니다.
“어떨때는 내가 한번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봐?!”
이런 심정으로 대응점에 버티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ㅎㅎㅎ
이런 저의 완고한 마음도 무너져서 눈을 반짝이며 사고 마는 굿즈도 물론 있지요.
그중에 하나가 칠성사이다의 향수였어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실물의 완성도, 그리고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모두 조화롭게 이루어진 “작품”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저에게 “호감”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아이템이였습니다.
디렉터님은 어떠세요? 디렉터님에게도 이런 아이템이 있으신가요?
오상희 :
저도 굿즈를 사지 않는 쪽이라….기억나는 몇 가지가 있다면 맥도날드에서 출시한 미니언즈 아이템을 너무 사고 싶어서 후배랑 잘 먹지도 않는 햄버거 세트를 먹었던 기억도 있고, 코카콜라 알루미늄 병이 나왔을 때요. 콜라도 먹지 않는데 친구가 마신 병까지 제가 가지고 왔어요.
예쁘고 특별하고 또 완성도가 좋다면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이든 혹은 쓸데가 별로 없는 물건이든 갖고 싶어지는 것이 굿즈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또 하나를 떠올리자면 몇 년 전에 모나미가 153 골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이름 각인 서비스를 함께 했거든요.
모나미의 클래식함을 잃지 않으면서 참여, 공감, 경험을 모두 포괄한 좋은 케이스였고 처음에 그 서비스가 나왔을 때 해당 펜을 산 사람의 에디션을 만져보며 뚫어져라 구경하던 기억이 있어요.
김영미 :
영감을 주는 굿즈는… 저는 사실 브랜드에서 만든 공식 굿즈보다 오히려 아미들이 만든 비공식 굿즈인거… 고백해도 될까요? ㅎㅎ
오상희 :
그 지점은 결국 굿즈를 통해 문화를 만들고 참여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마케터나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굿즈’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니즈가 있는거죠.
그 니즈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아는 건 팬들이니까요.
‘적극적인’ 이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팬덤과 굿즈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오상희 디렉터님과 슈퍼문 컴퍼니 문현진 대표님이 함께 진행하는 이번 세션은 너무 너무 흥미진진 할거 같습니다.
특히, 굿즈를 준비하는 브랜드 담당자 분들에게는 단비와 같지 않을까? 해요.
곧 본 세션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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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질문들을 세션 준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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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희 디렉터님이 월간 <디자인>의 수석 기자로 계실때 특집 기사로 진행한 <BTS의 디자이너들>는 제가 첫번째 포럼을 진행을 결심하게 한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
월간 <디자인>에서 이렇게 특집 기사로 다룰 정도의 BTS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까요.
또한 유일하게 2019년 첫번째 포럼에 이어 2회에도 스피커로 모시는 분입니다.
“철학과 디자인을 같이 공부했어요”
김영미 :
2019 <BTS 인사이트 포럼> 에 이어 올해의 포럼에도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저는 오상희기자님이란 호칭이 더 익숙해요. 그간 변화가 있으셨어요.
오상희 :
월간 디자인을 지난 해 말까지 하고 나와서 인터넷 매체로 옮겼어요.
매체의 변화를 더 늦기 전에 경험해보고 싶어서요.
그러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공간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고민하다가 독립하게 된거죠.
지금은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공간 기획, 브랜딩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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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
저는 디렉터님이 대학에서 철학과 디자인을 함께 전공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였어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철학은 성적에 맞춘것도 있고,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어요. 아버지가 TV 프로듀서였는데 철학을 전공하셨거든요.
‘인문학’에 대한 가치나 중요성을 이해하셨던 것 같아요. 저 역시 모든 학문의 근본이 되는 철학에 대한 관심이 없지 않았고요.
아버지가 거기에 힘을 실어주신 셈이에요.
그럼에도 디자인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학창 시절부터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예체능 계열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망설였던 것 같아요.
결국은 디자인에 대한 배움의 욕심이 끝까지 남더라고요. 아마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욕구(?)같은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기로 결심했는데, 그때 배우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아요.
졸업 후 초반에는 오히려 ‘왜 전혀 다른 학문 두 가지를 배웠는지’에 대해 설명하는게 스트레스일 때도 있었는데(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결과적으로 보면 두 학문 모두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영미 :
월간 <디자인>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저는 왜 궁금한 걸까요? ㅎㅎ
오상희 :
피처 기자로 계속 일하면서 매거진 에디터로서 활동했어요.
(피처는 매거진의 뷰티, 패션 분야를 제외한 컬처나 라이프스타일, 리빙, 인터뷰 등 글을 위주로 기사를 만드는 분야에요)
사실 전공을 두 개 하면서 사회에 좀 늦게 나왔는데, 그때도 제가 뭘 해야할지 계속 몰랐어요.ㅎㅎ
다만 제가 좋아하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호불호는 있었던 것 같고요.
매거진 쪽은 우연히 추천을 받아 일하게 되었고, 워낙 잡지 읽는 걸 좋아했고, 뷰티나 패션에도 워낙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그 나이의 사람들이 다 대부분 그렇듯ㅎ) 재미있었어요.
막내 일부터 차근차근 올라왔어요. 처음에는 근무 환경이(아시겠지만) 열악했지만 희안하게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뷰티, 패션을 다 경험하면서 저는 피처가 맞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고요.
그러다 너무 힘들어 단행본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다시 매거진 쪽으로 돌아왔죠.
김영미 :
월간 <디자인>에서 디자인 전문 기자로 공간, 건축,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커버 하셨는데요.
다루셔야 하는 분야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매월 기획 및 취재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기사로 만들어 낸다는게
결코 쉽지 않았을거 같아요.
오상희 :
여러 잡지에서 일하면서 해당 잡지가 가진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특히나 월간 <디자인>은 종합 디자인 전문 매거진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써왔던 글의 형식이나 취재에 대한 접근도 많이 달랐어요.
월간 <디자인>의 경우는 취재의 깊이가 매우 깊어야 하고, 전문지이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렵거나 복잡하게 설명하면 안되고요.
그 간극을 좁히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다른 잡지의 피처성 기사는 기자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생각이 좀 더 가미가 된다면 월간 <디자인>은 그것보다는 좀 더 객관화된 관점에서 대상이나 아이템을 바라보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취재와 조사, 분석을 통해 정해진 분량 안에 인사이트를 담는 건 더욱 쉽지 않죠.
글이 길거나 어렵다고 결코 가치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5줄짜리 기사를 써도 조사하는 과정과 취재 분량이나 과정은 비슷해요.
그만큼 기사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야 하고요.
매달 하던 일이고 10년 이상 하던 일이지만 늘 쉽지 않아요. 매번 다른 아이템을 다루니까요.ㅎㅎ
김영미 :
그런 쉽지 않은 작업을 지속하게 했던 힘은 무엇이였나요?
오상희 :
‘마감’과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잘 견디는 사람들이 매거진 에디터를 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희열이나 즐거움을 그런 것에서 느끼는 거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회나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는 데에도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을 느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뭔가 ‘표현’하고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한 희열을 즐기는 사람인 것 같아요.
매번 같은 일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걸 찾는 성향도 있고요(보면 저보다 호기심이 100배는 왕성한 기자들이 많긴 하지만요).
사실 이런 성향을 두고 동료들하고는 ‘변태같다’고 자조하기도 했어요.
마감은 정말 매달 하면서도 매달 두렵고 힘들거든요.ㅎㅎ
김영미 :
2019년에 특집 기사로 진행했었던 <BTS의 디자이너들>은 아미(ARMY)들에게는 큰 자랑이였습니다.
아티스트의 진화와 아이덴티티의 견고함이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국내의 대표적인 디자인 전문지에서 주목하고 특별히 다뤄주었기 때문이였죠.
오상희 :
저도 아미이므로 BTS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었죠.
2019년에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앨범이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Best Recording Package)'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을 보고 사실은 작은 이슈 기사로 다루려고 했어요.
그러다 제가 보는 뮤직비디오, BTS의 패션, 앨범의 패키지 등 시각적으로 BTS가 구현하는 모든 것을 소개하는 기사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편집장님하고 얘기하게 됐고요.
실제로 하이브(당시 빅히트)가 BTS의 브랜딩이나 패키지 등을 진행하면서 실력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많이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 주제를 다룰 수 있는 매체로 월간 <디자인>만한 매체도 없다고 생각했죠. 시의적절한 선택이었죠.ㅎㅎ
김영미 :
디렉터님과 이번 포럼에서 함께 나눌 테마는 <호감, 공감, 영감으로 발전하는 팬덤 굿즈> 인데요.
요즘 팬덤이란 키워드가 무척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글로벌 팬덤인 ARMY가 증명해온 결집력과 실행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디렉터님이 생각하는 이 시대 팬덤의 의미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흔히 말하는 스타의 팬덤이나 브랜드의 팬덤이 저는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스타의 팬덤은 훨씬 결집력이 높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BTS와 ARMY인거죠.
이 시대의 팬덤은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과는 다른 것 같아요.
쌍방향 혹은 자체적인 문화를 생성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그들만의 문화’를 만드는 거죠.
여기에 참여하고 공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아요.
김영미 :
주목하셨던 공간이나 아티스트들이 점점 팬을 가지게 되고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셨을 텐데요.
그중 가장 인상적인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나 브랜드는 누구,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상희 :
아티스트는 당연히 BTS이고요.
BTS는 시작부터가 미디어의 힘보다는 ARMY와의 소통의 힘으로 성장한 그룹이니까요.
단순 팬덤과는 다른 지점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브랜드로는 ‘나이티’나 ‘코카콜라’ 같은 히스토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금의 시대에 맞게, (흔히 말하는 힙하고 트렌디하게) 해석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아요.
특히 나이키의 경우는 마니아들한테 절대적인 권한과 혜택을 주거든요.
우리 멤버로 끌어들이는 개념이죠.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고요.
김영미 :
팬덤에게 굿즈는 상징 의미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2019년 6월 1일 웸블리 스태디움에서 BTS의 공연을 본 후 다음날 오전에 런던 시내의 뮤지움을 다녔을때,
BTS의 크고 작은 굿즈를 몸에 지닌 ARMY들을 발견하고는 반가움에 서로가 씽긋! 웃음을 보냈었는데요.
사실 그날의 런던은 ARMY들이 이른바 아름답게 점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어요. 혹시 디렉터님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오상희 :
그 정도로 대대적이고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제가 에코백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에코백을 보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많이 보여요(그냥 저절로 관찰하게 됩니다).
행사 혹은 이벤트 혹은 브랜드 제품 구입 등 여러 이슈로 에코백을 사거나 받게 되는데, 그 작은 요소에서도 취향과 선호도가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김영미 :
솔직히 저는 굿즈를 거의 사지 않습니다.
“어떨때는 내가 한번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봐?!”
이런 심정으로 대응점에 버티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ㅎㅎㅎ
이런 저의 완고한 마음도 무너져서 눈을 반짝이며 사고 마는 굿즈도 물론 있지요.
그중에 하나가 칠성사이다의 향수였어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실물의 완성도, 그리고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모두 조화롭게 이루어진 “작품”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저에게 “호감”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아이템이였습니다.
디렉터님은 어떠세요? 디렉터님에게도 이런 아이템이 있으신가요?
오상희 :
저도 굿즈를 사지 않는 쪽이라….기억나는 몇 가지가 있다면 맥도날드에서 출시한 미니언즈 아이템을 너무 사고 싶어서 후배랑 잘 먹지도 않는 햄버거 세트를 먹었던 기억도 있고, 코카콜라 알루미늄 병이 나왔을 때요. 콜라도 먹지 않는데 친구가 마신 병까지 제가 가지고 왔어요.
예쁘고 특별하고 또 완성도가 좋다면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이든 혹은 쓸데가 별로 없는 물건이든 갖고 싶어지는 것이 굿즈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또 하나를 떠올리자면 몇 년 전에 모나미가 153 골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이름 각인 서비스를 함께 했거든요.
모나미의 클래식함을 잃지 않으면서 참여, 공감, 경험을 모두 포괄한 좋은 케이스였고 처음에 그 서비스가 나왔을 때 해당 펜을 산 사람의 에디션을 만져보며 뚫어져라 구경하던 기억이 있어요.
김영미 :
영감을 주는 굿즈는… 저는 사실 브랜드에서 만든 공식 굿즈보다 오히려 아미들이 만든 비공식 굿즈인거… 고백해도 될까요? ㅎㅎ
오상희 :
그 지점은 결국 굿즈를 통해 문화를 만들고 참여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마케터나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굿즈’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니즈가 있는거죠.
그 니즈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아는 건 팬들이니까요.
‘적극적인’ 이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팬덤과 굿즈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오상희 디렉터님과 슈퍼문 컴퍼니 문현진 대표님이 함께 진행하는 이번 세션은 너무 너무 흥미진진 할거 같습니다.
특히, 굿즈를 준비하는 브랜드 담당자 분들에게는 단비와 같지 않을까? 해요.
곧 본 세션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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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질문들을 세션 준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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